세컨하우스

'시골'이라는 오아시스를 찾아서

아만보TV 2023. 3. 29. 10:50

이번 시간에는 우리에게 오아시스로 여겨지는 시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엔데믹 블루

 

벌써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2022년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 됐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은 안정됐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마음도 안정이 됐을까요? 일상이 회복되면서 오히려 우울감이 증가하는 역설정인 현상이 나타났는데 이른바 '엔데믹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는 일상이 회복되면서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과 피로감이 더해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지난 2년간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스트레스를 겪었던 '코로나 블루'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특히 재택근무에 익숙해졌던 직원들은 다시 돌아온 출퇴근과 회식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2021년이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버틴 한해였다면, 2022년은 기대만큼 나아지지 않은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시기였습니다. 사막의 한복판에 놓인 것처럼 막막한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자신만의 오아시스를 찾아 마음을 달랬습니다. 

 

 

2. 시골 오아시스

 

팬데믹이라는 사막속에서 일상의 오아시스를 찾는 첫번째 방법은 '시골로 떠나기'였습니다. 우선 가볍게 시골감성을 체험하려는 수요가 늘었는데 2022년의 '힙한 여행'이란 몸빼바지를 입고 아궁이에 불을 때는 시골여행이었다. 2022년 9월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검색되는 '#시골여행' 이 달린 게시물은 32,000개, '#촌캉스'가 달린 게시물은 26,000개에 달했다.

 

'농촌체험' 관련 SNS 검색량은 2019년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데 2021년에 갑자기 검색량이 급증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농촌 라이프를 즐기는 여행 트렌드가 2021년을 기점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시골여행을 선호하는 분위기에 힘입어 지자체들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는데요 전라남도 해남군에서 운영하는 '땅끝마실'이라는 생활관광 프로그램이 대표적입니다. 낚시, 트레킹 같은 오롯한 시골체험을 즐기는 이 프로그램은 10개월 동안 약 700명이 이용했다.

 

시골이 오아시스로 떠오른 기본적인 이유는 '촌'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기 때문인데요 이제 시골은 촌스러운 곳이 아니라 편안하고 정감 있는 장소로 인식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소개한 대표적인 키워드가 '러스틱 라이프'입니다.

 

 

<러스틱라이프> - 트렌드코리아 2022 의 10대 키워드 중 하나

날것의 자연과 시골 고유의 매력을 즐기며 도시 생활에 여유와 편안함을 부여하는 시골향 라이프스타일을 지칭한다. 러스틱 라이프릐 층위는 도시와 시골 생활의 비중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떠나기 - 머물기 - 자리 잡기 - 둥지 틀기'의 4단계로 구분된다. 러스틱 라이프는 과밀한 주거,업무 환경에 고통받는 도시민과 경제 위축, 인구감소로 고민이 큰 지방자치단체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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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틱 라이프는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 SNS에 올라온 '시골' 관련 감성어 추이 분석을 살펴보면, '무난하다'는 평가에서 '셀레다', '훌륭하다' 등 시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일하는 장소도 시골로 향하게 되었는데요, 원격근무가 확산되면서 일하는 공간에 대한 제약이 줄어들자 한적한 시골로 업무 공간이 확대 되었습니다. 특히 휴가지에서 근무하며 일과 여가를 동시에 누리는 워케이션을 위해 직장인들이 지방을 찾았습니다.

 

또, 시골에서 장기간 숙박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여행플랫폼 '여기어때'는 예약가능한 숙소의 최대 연박기간을 기존 7박 8일에서 30박 31일로 확대했습니다. 실제로 여기어때의 2022년 1분기 연박 예약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여행 소비 패턴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주었고, 이에 지방자치단체들도 '로컬 스테이' 기반 확충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해시는 동호지구에 바닷가 책방마을을 조성하고, 로컬스테이 체험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유명 관광지보다 지방의 소도시를 찾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휴가관련 업종의 오프라인 결제건의 증가율이 제주(37.4%)와 강원(37%)이 가장 높았으나 전남이 32.6%로 부산을 제치고 3위에 올랐습니다. 그 이유는 여수, 순천, 목포, 담양, 광양 등을 방문하는 2030세대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3. 지방 경제의 활성화

 

이처럼 여러가지 이유로 지방에 머무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2022년에는 지방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는데요 한국관광공사는 워케이션의 생산유발효과가 약 4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신한카드 빅데이터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지만 주거래 지역에 지방이 포함된 고객의 수가 2020년 상반기 대비 2022년 상반기에 약 15% 증가했습니다.

 

지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관광 콘텐츠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데요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특정 지역의 독특한 감성을 힙하게 여기는 '로컬 힙'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지방의 작은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산의 문화를 반영한 티셔츠와 굿즈를 판매중인 '마사나이', 부산의 정체성을 담아낸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 '발란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시골점방도 MZ세대의 눈길을 끌었는데 시골점방은 마을에 생활필수품을 제공하는 공급처이자 주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카페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1964년에 문을 연 '번천상회'는 할머니의 가게를 손녀가 물려받았는데 오래된 인테리어와 소품으로 SNS에서 사진맛집으로 유명해 졌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유행으로 지방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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